여름 느낌이 물씬 느껴지다보니 여기저기 야외 바비큐 하는 냄새로 한 가득이다.
지난 주말 한인식품점에서 파운드에 18달러나 하는 최고급 생갈비를 샀다.
마블링 상태 좋고, 색깔 훌륭하고 살로만 발라 돌돌 말아둔 생갈비 세트가 27달러.
세 사람이 실컷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막상 사긴 샀지만 한편으로는 이 가격이 납득하기 힘들었다.

최상급 쇠고기인 Dry aged beef (일종의 저온 숙성 쇠고기)도 파운드에 20달러인데 갈비가 18달러라는 것은 비싸도 너무 비싼 거니까.
갈비라는 부위는 미국인들에게는 푸대접 품목, 그러나 한인 식품점에서는 인기 절정 상품이니 혹 폭리를 취하는 것인가?

어쨌든 dry aged beef는 한국에 결코 수입되지 않는 미국의 최상급 쇠고기이다.

Dry aged beef는 고급 레스토랑이 시중에 나오기도 전에 일괄 구입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일반 슈퍼에서 볼 수 없는데다가 유기농 전문 고급 수퍼인 Whole Food에서도 운이 좋아야 발견할 수 있다.
이 최상급의 쇠고기를 먹으려면 아웃백류의 일반 스테이크 하우스가 아니라 Capital Grill과 같은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가야 한다.

한 접시에 평균 40달러 정도. 와인이랑 사이드 디시, 에피타이저, 등등 더하면 2인이 가면 백 오십~2백달러는 든다고 봐야 한다. 미국인들도 평상시에는 아웃백에서 저렴하게 먹더라도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같이 특별한 날에는 이 dry aged 쇠고기를 먹으러 고급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찾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우를 생각하면  Dry aged beef를 먹는데 쓰는 돈은 결코 아깝지 않다.

지난 번 한국에 갔을 때 한우를 파는 한 식당에 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1인분이 4만 6천원.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1인분이라는 양이 생각보다 너무나 적었다.
초등학생 조카도 3인분을 먹어치우고 말았으니 1인분이 1인분이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최고급 스테이크 하우스보다 5배는 돈이 더 들었다. 최소한 미국 식당에서는 1인분 시키면 혼자 다 먹지 못할 정도로 양이 많아서 싸들고 나와야 했는데, 양도 시원치 않고 가격은 비싸고 맛이 더 훌륭한 것도 아니었다. 녹록치않은 여행경비에 최고 지출품목이 이날 식당기록이었다.

며칠 뒤에 압구정동의 한 순대국집에 갔다. 순대국 7천원.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은 뜸했다. 맛은 괜찮은데, 왜 사람이 없나....했더니 재료가 미국산 쇠고기 때문이라고 누가 귀뜸하는 것이었다. 광우병 위험 부위일 수 있는 각종 미국산 쇠고기 내장들로 만들었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곧 광우병과 연결되는 분위기였으니 그럴만도.
"누나, 거기서 왜 먹었어. 미국소 깨는 거 몰라"
"광우병은 무슨! (울쌍) 모르고 이미 먹은 것을 어떻게해 "
이러한 심드렁한 대화들을 나눈 후, 내친김에 목동 근방의 대형 마트에 가봤다.
미국산 쇠고기가 어떤 것들이 수입되어 있나 구경할 겸해서.

미국산 쇠고기는 참 딱해보였다.
마블링은 둘째치더라도 검붉은 육질에 물기까지 잔뜩 묻어나와 입맛이 싹 가시고 말았다.
저런 상태로는 미국 일반 슈퍼에서도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며칠 뒤에 다른 마트에 갈 기회가 있어서 미국산 쇠고기 코너를 가봤다.
거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호주산 좋은 부위들은 모두 품절상태였고.

결국, 한국 식당에서 질좋은 쇠고기를 먹으려면 한동안 허리띠를 엄청 조를 각오를 해야 한다는 슬픈 현실을 깨달았을 뿐이다.
그리고 한국에는 최상급 미국산 쇠고기는 커녕 미국 보통 수퍼에서 파는 양질의 쇠고기도 찾기 쉽지 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그렇게 보면 이번에 27달러나 주고 산 갈비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혹시 한국에서 양질의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를 파는 곳을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그럼 다음 한국 방문길에는 기꺼이 그 집에 들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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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zzlady